“그날의 입김 그날의 그림자로
/ 이원규, 환절기
다시 네가 온 것이다”
강림 曰:
성주신이 쓸데없는 짓을 했구나. 남의 입을 통해 듣는 것이 곧장 저들의 기억이 될 리가 없다.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있어도, 무엇을 느꼈는지는 결코 알 수 없다. 하여 나는 여전히 물을 수 없다. 그 북방의 설원에서,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. 내가 그들을 베었을 때, 그 짧은 찰나의 내가 죽이고 싶도록 미웠는지.
※수석차사 강림은 꿈 속에서 하얀 삵과 여진족 소녀를 만납니다.
이덕춘 曰:
그래도 다 생각이 있으실 거예요. 속이 깊으신 분이니까. 차사님도 분명, 분명 무슨 사연이 있으셨겠죠, 그런 일을 벌이고도 모두 숨기신 데는. 그래도 묻고 싶기는 하네요. 정말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. 망설이긴 하셨는지. 아니면…… 대답은 안 해주시겠죠? 그래도 차사님.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려도 저는 차사님을 이해하고, 용서하고 싶어요.
※일직차사 해원맥, 월직차사 이덕춘은 꿈 속에서 밀언을 만납니다.